2024년 5월 최도열 선교사 선교서신

Author
Geumdal Park
Date
2024-05-0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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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하여 24-05-69호

1.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는 멀지 않는 이웃나라이지만 많은 부분들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선은 날씨가 너무 다릅니다. 지금의 한국은 살기에 가장 좋은 봄이지만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가장 더운 여름, 즉 최소한 35도에서 40도를 오르내릴 정도의 견디기가 아주 힘이 든 시기입니다. 그리고 서남 아시아를 가면 50도 이상의 기온이 오르는 때도 있지요. 날씨 뿐만 아니라 언어, 음식, 의복, 사회적 인프라, 인터넷 상황, 경제 수준 등등 셀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지난 번 선교지 방문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그 중에서 살기에 가장 좋은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심지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를 해도 물가가 조금 비싼 것 이외에는 한국이 단연코 최고입니다. 그러나 동남 아시아 국가의 물가도 장난이 아닐 정도로 생활비가 많이 올라서 일반 서민들이 살기 어려운 것은 한국 만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들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여러분들이 인정을 하든 하지 않든 틀림없는 진실입니다.

2. 저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이제 은퇴를 해도 전혀 관계없는 나이인데 인도 선교 17년이면 충분하지 구태여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 다시 고생하러 나가고자 하느냐고 염려스런 말씀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왜 제가 떠나야 되느냐 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저에게 그런 마음을 주셨기 때문에 떠난다’ 라는 말씀 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제가 생리적인 나이는 은퇴를 해야 하겠지만 아버지께서 저에게 아주 건강한 체력을 주셨고, 음악적인 재능을 주셔서 아직은 그 재능을 썩히는 것이 너무나 아까웠던 것이겠지요.
제가 한국에 있으면 뒷방 늙은이와 같이 티비 리모컨을 가지고 살 지도 모르겠으며, 운동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운동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낼 지도 모르겠지요. 그리고 경제적인 여유가 되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면서 맛집을 찾아 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제 또래의 연배들이 하는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저에게는 사치와 같이 느껴지는 이유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음악인으로서 저는 한국에서는 무용지물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직도 동남아시아 어느 곳에 가도, 저를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찬송가 330장의 ‘어둔 밤 쉬 되리니–일 할 때 일하면서 놀지 말아라–일 할 수 없는 밤이 속히 오리라.’ 라는 가사와 같이 저도 일 할 수 없는 그 시간이 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열심히 하겠다는 그 마음 밖에 없습니다.
제가 암에 걸렸다 거나 육체적인 문제가 생기게 되면 바로 한국으로 철수할 것을 여러분들께 약속 드립니다. 제가 몸이 성하지 않는 상태에서 선교지에 있다면 그곳에 계시는 분들에게도 큰 짐이 될 것은 뻔한 일이기에 그 때가 되면 저는 ‘아하 나의 때는 지금까지 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돌아오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돌보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최선을 다해 섬기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때가 되면 주저 없이 돌아올 예정입니다.

3. 지난 편지에 선교지 탐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정리해 드렸는데 피드백을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어떤 분들은 태국은 선교사들의 무덤이요, 필리핀은 더 이상 선교지가 아니며, 베트남은 선교 자체가 힘이 들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곳이다. 또 어떤 분들은 가장 힘이 들고 남이 가지 않는 곳, 뼈를 묻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후회가 되지 않는다. 또 어떤 분들은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까 몸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직항 노선이 있는 곳들을 택하라. 또 어떤 분들은 이제 나가지 말고 그만 한국에서 같이 지내자 라고 조언을 합니다.
저는 이 분들의 충언에 너무나 감사를 드리며, 모두가 맞는 말씀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음 선교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들을 제 스스로 만들어서 이번 동남아 순방길을 다니면서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첫째 기준은, 부모님이 연로하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바로 돌아올 수 있는 직항 노선이 있는 곳을 첫 번째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둘째 기준은, 제가 사역이 가능한 곳을 잡았습니다. 저는 교회 개척 사역, 신학교 사역 등 일반 목회자 선교사님들이 하는 사역과는 다른, 선교사 자녀, 목회자 자녀, 크리스천 자녀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사역을 지금까지 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들에게 음악 내외적인 것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자녀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으며 사역을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방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저와 같은 음악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들 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악보조차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에 저의 사역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 기초적인 음악 이론과 더불어 악기를 가르치면 좋겠지만 저의 나이가 적지 않아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셋째 기준은 비자가 쉽게 나올 수 있는 곳을 잡았습니다.

4. 이 세 가지의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필리핀이 저의 마지막 사역지로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었습니다. 필리핀은 한국과 직항 노선이 있으며, 특히 마닐라 인근 지역인 안티폴로 지역은 선교사 자녀 학교, 목회자 자녀 학교, 기독 자녀 학교가 몇 곳이 있어서 제가 사역을 하는데 가장 적합하며, 특히 은퇴비자를 받기에 용이한 곳입니다.


필리핀은 공교롭게도 총기 사건도 종종 일어나고 해서 처음에는 저의 마음에 전혀 두지 않았던 곳입니다. 그래서 가장 후 순위에 필리핀을 두고 그냥 한번 점 찍고 온다는 심정으로 가장 짧게 일주일만 머물렀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에도 없었고 가장 어려운 이곳을 왜 선교여행 코스에 잡았는지 몰랐지만 이제야 어렴풋이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쉬운 곳 보다는 어려운 곳, 편한 곳 보다는 힘든 곳을 택하여라’ 라는 아버지의 마음이겠지요.
물론 필리핀은 치안 상태 뿐만 아니라 좀도둑도 적지 않아서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물가가 동남 아시아에서 가장 비싸다고 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예상 되며, 또한 사회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서(인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낌) 불편한 점이 적지 않는 것은 사실이며 동남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힘든 곳이지만 현재까지 사역을 하고 계시는 많은 선교사님들이 잘 지내고 계신다면 저라고 해서 못 지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돈독한 마음을 먹었다 하더라도 육체를 가진 인간인지라 저의 마음 한 곳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가장 어려운 필리핀이 아니라 살기 좋은 베트남이나 태국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그곳에는 저를 잘 아는 선교사님들이 있어서 제가 정착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필리핀은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이 한 분도 있지 않아서 완전히 새롭게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습니다.
안타까웠던 것은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어서 지금은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 어떻게 비자 정책이 바뀌어 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많이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솔직이 제가 그곳에 정착할 것이라고 가방 하나를 그곳에 두고 온 상태입니다. 그리고 태국은 언어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계속 든다면 언젠가는 그곳으로 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저를 기다리셨던 그 분들도 필리핀으로 결정한 저의 결정을 이해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5. 제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건강하게 인생 3막을 열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다음 사역지인 필리핀에서는 인도의 헤브론과는 다르게 제가 목관악기 뿐만 아니라 금관 타악기까지 다 가르쳐야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금관 악기와 타악기 교사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트럼펫과 타악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진도는 잘 나가지 않지만 남은 시간 열심히 해 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많은 부담이 있었지만 에어로폰을 사서 연습을 하고 있으며, 색소폰도 새롭게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아서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라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선교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잘 준비만 하고 있으면 상황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느지막한 나이에 이렇게 새롭게 도전을 하게 하신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일일이 열거하지는 못해도 저의 다음 사역을 위해 본인의 재능을 아낌없이 저에게 쏟아 주시고 도와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6. 드디어 요한복음 영어 암송 4장이 끝나고 5장으로 들어갔습니다.

5장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리라 예상이 됩니다.

기도제목을 올려 드립니다. 꼭 함께 해 주십시오.
1. 후원하는 모든 교회와 개인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 필리핀으로 선교지를 결정하도록 기도로 동역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떠나는 날까지 잘 준비 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다음 선교지에서 좋은 동역자들을 만나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4. 다음 선교지를 가려면 물품, 악기 등 가지고 가야 될 것들이 많은데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5. 현재 연습하고 있는 트럼펫, 타악기를 잘 습득할 수 있도록, 그리고 바리스타 교육을 잘 받아서 5월 말에 있을 시험을 통과해서 자격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6. 필리핀에서 정착하기 위해서 은퇴 비자를 받아야 됩니다.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 정착비와 사역비,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후원금이 확보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7. 연로하신 부모님(최춘화, 정차순)이 남은 여생 아버지만 바라보며 건강하게 남은 삶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8. 자녀(솔라, 엄정용, 기쁨, 장희태, 규원) 손녀(엄지인), 태중의 아기가 건강하게 믿음 생활 잘 하며, 직장에서도 많은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인물들이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9. 새로운 도전인 요한복음 영어 암송이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10. 당초 계획은 5월 초 중반에는 떠날 예정이었지만 먼저 비자를 받아야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바리스타 시험이 5월 말에 예정이 되어 있어서 6월 초는 되어야 떠날 것 같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010-4506-8255 최도열입니다. 혹시 연락하실 일이 있으시면 카톡이나 전화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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